정유 업황이 주춤한 상황에서도 증권가가 S-Oil의 목표주가를 끌어올렸다. 윤활기유 부문이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쓰면서 하반기 이익 체력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이란 판단에서다.

4일 하나증권은 S-Oil의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22만원으로 상향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2026~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17~20% 올려 잡은 데 따른 조정이다. 적용한 목표 배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로 2018년 호황기 고점(PBR 2.5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 전망을 감안하면 오히려 보수적인 눈높이라는 평가다. 같은 날 DB증권도 목표주가 19만원에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증권가의 눈높이를 끌어올린 것은 2분기 실적이었다. S-Oil의 2분기 영업이익은 97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9600억원)에 부합했다. 정유 부문은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5000억원에 그쳤지만, 윤활기유 부문이 4700억원으로 급증하며 공백을 메웠다. 카타르 셸의 펄 GTL(Pearl GTL) 시설 2호기 가동 차질로 그룹3 윤활기유 가격과 마진이 동반 급등한 영향으로, 한국의 윤활기유 수출 마진은 전 분기 대비 약 3배 뛰었다.

3분기에는 개선 폭이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1조800억원으로 추정해 컨센서스(6300억원)를 71% 웃도는 수치를 제시했다. 7월 정제마진이 스팟·래깅 모두 2분기보다 높은 데다, 정기보수로 발생했던 수천억원대 기회손실이 원복된다는 판단에서다. 윤활기유 영업이익 역시 68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됐다. DB증권도 3분기 정유 영업이익을 6175억원으로 내다보며 정제마진 반등 폭이 재고평가손실 부담을 웃돌 것으로 봤다.

목표주가 상향을 뒷받침하는 하반기 모멘텀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펄 GTL 시설 2호기가 2027년 1분기 말에야 정상 가동되는 만큼 윤활기유 강세는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식판매가격(OSP)도 8월에 이어 9월까지 마이너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원가 부담이 낮은 구간이 지속된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을 경우 정부의 정유 내수가 상한제 해제 가능성까지 맞물리며 추가 이익 확대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

한승재 DB증권 연구원은 “정유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중국의 전면적 수출 정상화가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중동 가동 차질이 장기화하고 정유·윤활유 이익 체력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